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
문화생활 | 2016/10/11 20:23저는 등하교 시간에 주로 팟캐스트 방송을 듣습니다. 대부분 ‘JTBC 뉴스룸’을 듣곤 하지만, 시간 날 때마다 듣는 팟캐스트가 하나 더 있는데, 바로 ‘[지대넓얕]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‘입니다. 문화, 시사, 철학 등 다양한 주제로 4명의 패널이 진행하는 방송입니다. 주제만 놓고 보면 딱딱할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, 들어보면 서로 농담을 주고 받는 것처럼 진행되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. 다만, 주제가 주제다 보니까 내용을 이해하려면 집중이 필요하기도 하죠. 2014년부터 시작돼서 지금은 무려 117회에 이르는 분량입니다. 다 듣기에는 부담스러워서 주제를 보고 관심이 가는 것만 듣고 있습니다.
그러던 중 이 책을 알게 됐습니다. 동명의 책에, 저자도 팟캐스트 패널 중 한 명이니까 ‘이 책에 팟캐스트 내용이 정리돼있겠구나!’ 하고 생각했었습니다.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기 시작했는데, 지금까지 읽었던, 팟캐스트를 기반으로 한 책과 다른 겁니다! 보통은 팟캐스트와 같은 제목으로 책이 나오면, 팟캐스트에서 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편집해서 나오기 마련입니다.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은 모두 그랬고요. 그런데 이 책은 팟캐스트와 별개의 존재입니다. 물론, 방송 내용이 책에 녹아있겠지만, 서로 1:1 매치가 되질 않습니다. 덕분에 팟캐스트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되었죠.
이 책은 1권으로, 역사, 경제, 정치, 사회, 윤리를 다루고 있습니다. 2권에서는 또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죠. 저자는 1권부터 읽기를 권합니다. 아직 2권을 읽진 않았지만, 1권을 다 읽고난 후의 제 생각도 동일하고요. 1권에서 다루는 주제는 우리의 삶과 정말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용입니다. 잘 살기 위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내용이죠. 2권은 철학, 과학, 예술, 종교 등을 다루는데, 사실 이건 몰라도 사는데 지장이 없잖아요? 2권은 몰라도 1권은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.
1장은 역사입니다. 사실 제가 역사에 약합니다. 시간 순으로 무언가 외우는 걸 정말 못해요. 그런데 이 책을 읽고, 제가 지금까지 역사 교육을 잘못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.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를 보면 선사시대 부터 시작합니다. 선사시대에 일어난 사건을 모두 배우고, 그 다음 시대로 넘어가죠. 이러면 안 되는 거였습니다. 이 책에서는 제목대로 얕게만 파고 넘어갑니다. 그 덕분에 역사의 흐름을 알 수가 있어요. 과거에 있었던 큰 사건들이 왜 일어나게 됐는지, 우리가 사는 사회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배웠습니다. 얼마 전까지만 해도 1차 세계대전이 왜 일어났는지, 2차 세계대전이 왜 일어났는지 몰랐습니다. 학교에서 몇 년을 배웠는데, 기억에 남아있는 게 거의 없어요. 그러나 책을 읽고난 지금은 평생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네요.
그 후는 경제, 정치, 사회, 윤리 순으로 이어집니다. 앞 장에서 배웠던 내용을 바탕으로 살을 붙여나가는 방식입니다. 읽으면 읽을수록 앞의 내용이 더 잘 이해가 되도록 배치를 잘 해뒀습니다. 각 장의 중간, 마지막에 한 번씩 정리해주고, 다음 장 초반에 다시 한 번 짚어줍니다. 마지막까지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드는 책이에요.
저는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지만, 이 책은 사서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. 한 번 다 읽고 나서, 나중에 머리속에서 잊혀질 때쯤 또 다시 읽어줘야 하는 책입니다. 이 책을 제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시절에 읽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. 인터넷에 휘둘리지 않고, 보다 더 깊은 생각을 하고 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. 그래도 지금이나마 이 책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. 정말 주위 사람들 붙잡고서 “꼭 읽어보세요!“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입니다. 배워야 삽니다.
태그 : 책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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