스무살을 적절히 부적절하게 보내는 방법
문화생활 | 2015/09/27 11:56동기의 추천으로 읽은 책입니다. 만 20살이 쓴 첫 소설이 이렇게 출간된 것에 놀라워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. 금세 빠져들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.
소설은 작가의 상황과 동일하게 연세대학교 기숙사에서 진행됩니다. ‘김유리’라는 주인공은 이름에서부터 작가 본인의 모습이 많이 닮아있는 듯 했습니다. ‘김유리’가 만들어낸 ‘빨간 아이’라는 괴담이 현실이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이 주 내용입니다. ‘김유리’와 친구들은 ‘빨간 아이’ 괴담을 현실로 옮긴 ‘제 2의 빨간 아이’를 찾아나섭니다. 그와 동시에 대학 생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, 각종 러브라인까지. 이렇게까지 했는데, 재미 없기도 힘들죠.
책을 읽으며 제 2년간의 대학 생활을 뒤돌아보았습니다. ‘김유리’와 친구들은 ‘적절히 부적절한’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. 제가 꿈꾸는 그런 대학 생활과 상당수 겹칩니다. 하지만 이상과 다르게 현재 제 모습은 너무나도 얌전한, 무미건조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. 이상과 같은 생활을 살아가기엔 용기가 부족합니다. 모범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을 갖고 살아간다는 생각이 듭니다. 어찌 보면 좋다고 할 수도 있는데, 재미없는 사람이 돼버린 것 같네요. 재미있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인데.
입대 전까지는 그냥 이렇게 사는 게 좋았습니다. 가끔 ‘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?’ 싶기도 했지만, 편했으니까요. 그러나 군대 와서 많은 부류의 사람들과 만나면서 ‘내가 너무 무미건조한 삶을 살았구나’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. 시간이 흘러 어느새 군 생활도 80여 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. 이를 계기로 다른 사람으로 조금 변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. 해볼까 하다가 묻어버린 많은 일을 다시 꺼내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. ‘적절히 부적절한’ 삶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가 봅니다.
책을 읽고 ‘김율’이란 사람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겨 인터뷰를 조금 찾아봤습니다. 갑자기 탄생한 재능은 아니었네요. 그나저나 명문대 학생들은 진짜로 뭔가 다른 것 같기도 하고…
문화평론가 김갑수 + 아들 김율 – 글 쓰는 부자(父子)(여성조선)
태그 : 책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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